절두산순교성지

성당

병인순교100주년  기념성당

절두산순교기념관(성당, 박물관)은 병인순교 100주년을 기념하며 1966년 착공하여 이듬 해인 1967년 10월에 개관, 축성하였는데, 오른쪽에는 성당, 왼쪽에는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이 위치해 있다.

1846년 한국의 첫 번째 사제였던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이하 김대건 신부)의 치명 순교가 있은 후, 100년이 지난 1946년 전국 단위의 한국천주교순교자현양회(이하 현양회)가 결성되었다. 현양회는 처절했던 병인년의 박해를 생생히 증언하고 있는 이 땅에 김대건 신부 광장과 기념관을 지어 숭고한 순교정신을 보전·계승하기로 결의하였다.

현양회는 전국의 신자들로부터 성금을 모으기 시작하여, 1956년 절두산 치명터를 매입하고, 만 10년이 지난 1966년 병인순교 100주년이 되는 해에 공사에 착수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듬해 1967년 10월 21일 ‘병인순교 100주년 기념 성당과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당시 절두산순교기념관으로 명명)’을 건립할 수 있게 되었다.

당시 교회에서는 절두산에 건립될 기념관의 설계를 공모하였는데, 이곳의 원형을 조금도 변형하지 않는다는 것을 조건으로 내세웠다. 원형을 보존해야만 병인박해 당시 목숨을 바쳐 신앙을 지켰던 순교자들의 숨결을 오늘날 더욱 가까이 느낄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설계는 이희태 교수가 맡았는데, 절두산 주변 지형과 역사적 의미, 그리고 순교정신을 전통적인 고유미와 조화롭게 살려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궐 기둥과 같은 회랑의 원주, 초가집 지붕과 같이 미끄러진 추녀, 조상들이 쓰던 갓 모양을 한 성당 내부 제단 위 천개 등이 그것이다. 성미술 제작에는 조각가 김세중을 중심으로 윤명로, 정창섭, 이순석, 최의순, 이남규 등의 작가들이 참여해 순교의 역사에 예술적 가치를 더했다.

성당에 비치된
조형 미술품들에 대한 소개입니다

  • <순교자> 김세중 프란치스코, 1967

    목에 칼을 쓴 순교자를 형상화한 부조이다. 조각가 김세중(프란치스코)의 작품 세계에서 종교는 주요 바탕이 되어주었다. 1960년대 후반에서 1970년대 후반까지 기념비·상 제작 시기를 제외하면 거의 모든 기간을 종교적인 작품 활동에 매진하였다. 이 작품은 작가가 한창 기념비·상 제작에 한창일 때 만들어진 성미술로 의미가 있다. 현재 성당 종탑에 설치되어 있어 성지를 방문하는 사람은 누구나 볼 수 있다.

  • <종탑> 원인종, 1967

    성당의 종탑은 전통적으로 미사 시간과 주요 전례의 시작을 알리는 역할을 수행하는 동시에, 그 건물이 하느님께 봉헌된 성당임을 드러내는 상징적 표지이다. 절두산 기념관의 종탑은 성당과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이 만나는 지점에 자리하여 신앙과 역사, 기도와 기억을 연결하는 공간적 의미를 지닌다. 종탑 내부에는 청동으로 제작된 종이, 외벽에는 조각가 김세중(프란치스코)의 부조 작품 <순교자>(1967), 강희덕(가롤로)의 <십자가>(2016)가 설치되어 있다.

  • <십자가> 강희덕 가롤로, 2016

    절두산순교성지 성당 종탑에 설치된 십자가이다. 이 작품은 오랜 세월 종탑을 지켜온 기존 십자가가 노후화됨에 따라 제작되었다. 원래 십자가의 형태와 크기를 그대로 계승하여 제작·설치하였다. 오랫동안 종탑에 걸려 있던 옛 십자가는 현재 야외에 있는 성인 남종삼 세례자요한 상 앞에 매립·전시되어 있으며, 절두산순교성지의 역사와 함께한 신앙의 유산으로 남아 있다.

병인순교 26위, 김세중, 1967

병인박해(1866) 당시 신앙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교자 26위를 형상화한 청동 부조로 성당 서쪽 외벽에 설치되어있다. 넓은 청동판 위에 군상(群像) 형태로 표현된 인물들은 박해 당시 이루어졌던 체포, 심문, 신앙 고백, 순교의 순간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며 한국천주교회가 겪은 박해의 역사를 압축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병인순교자 26위 중 24위는 1968년 시복되었고 1984년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시성되었다.

  • 순교자의 모후, 이순석, 1973

    ‘순교자의 모후’는 천주교에서 성모 마리아에게 부여한 호칭 중 하나이다. 이 작품은 예수 그리스도와 신앙을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교자들의 어머니이신 성모 마리아를 표현한 목조 부조 작품이다. 박물관 출입문 오른쪽에 설치되어있어 왼쪽에 설치된 이순석(바오로) 작가의 <빨마(절두산 길)>와 대칭을 이루고 있다.

  • <빨마(절두산 길)>
    이순석 바오로, 1973

    ‘빨마’는 순교를 뜻하는 라틴어 Palma에서 유래한 말로, 초기 교회부터 순교자들의 승리와 영광을 상징하는 종려나무 가지를 의미한다. 이 작품은 빨마 가지 형상 밑에 절두산길이 새겨져있어 한국 천주교 순교자들이 걸어간 신앙의 여정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박물관 출입문 왼쪽에 설치되어있어 오른쪽에 설치된 이순석 작가의 <순교자의 모후>와 대칭을 이루고 있다.

<자비의 문> 강희덕 가롤로, 2016

절두산순교성지 성당의 안쪽 출입문에 설치된 청동 부조이다. 이 작품은 크게 세 개의 패널로 구성되어 있다. 중앙의 대형 정방형 패널에는 온 세상을 향해 따스하게 열린 하느님의 양팔과 방사형으로 거룩한 후광을 뿜어내는 성령의 비둘기가 새겨져 있고, 그 좌우의 문에는 천상을 향해 무릎을 꿇고, 하늘에서 쏟아지는 강렬한 삼위일체의 빛을 향해 두 팔을 높이 치켜든 인물들이 극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성당으로 들어서는 신자들은 이 문을 통해 위로와 구원의 신비를 마주하게 된다.

<십자가> 김세중 프란치스코, 1967

화려한 장식이나 기교를 철저히 배제하고, 청동 특유의 묵직하면서 소박한 질감을 극대화한 작품이다. 일반적인 제단 십자가에 비해 상부 축이 짧은 것이 특징인데, 그 위에는 '유대인들의 왕 나사렛 예수'를 뜻하는 라틴어 'INRI'만이 새겨져 있다. 특히 고개를 숙인 예수 그리스도의 목이 아래로 내려앉아 있는 형상은 매우 상징적이다. 이는 병인박해 당시 이곳에서 목이 잘려 순교한 순교자들의 고통과 죽음이 곧 그리스도의 수난과 맞닿아 있음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현재 이 <십자가>는 성당 내부 천장에 매달린 형태로 설치되어있다.

제대, 김세중, 1967

제대는 사제가 성체성사를 집전하는 탁자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제단'이라 부르는 것과 달리 천주교에서는 제대라 하는데, 이는 천주교에서 행하는 미사를 그리스도의 성체와 보혈을 모시는 성찬의 제사 혹은 그리스도의 죽음을 기리는 희생 제사로 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사제가 미사를 집전할 때 입는 예복도 제의라고 부른다. 절두산순교성지 성당의 제대는 1967년 김세중(프란치스코) 작가가 제작한 것으로, 제대 위의 <십자가>를 비롯한 그의 다른 성미술과 함께 제작되었다.

십자가의 길, 최의순, 1967

최의순 작가의 <십자가의 길>은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 과정을 인물의 전신이나 구체적인 장면으로 묘사하는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오직 '손'의 움직임과 형태만으로 표현했다는 점에서 독보적인 창의성을 보여준다. 과감한 생략은 인물의 표정이나 행동이 주는 시각적 규정을 배제하여 관람객이 스스로 수난의 고통을 묵상하고 상상하게 하며, 성당 벽면에 부조되어 있다.

<김효임 골롬바와 김효주 아녜스> 이남규 루카, 1983

한국 유리화(스테인드글라스)의 선구자인 이남규(루카) 작가가 제작한 작품이다. 절두산순교성지 성당의 천장을 장식하고 있는 원형 유리화이다. 이 작품은 1984년 한국 천주교회 창설 200주년을 기념하여 성인 김효임 골롬바와 김효주 아녜스를 형상화하였다. 현재 성당 제대 위 천개 부분에 설치되어 있다.

<순교자> 이남규 루카, 1985

스테인드글라스(유리화)는 건축 장식에서 출발한 예수형식으로, 색유리 조각을 이어 붙여 형상을 만들어낸다. 각각의 유리 조각은 납으로 된 금속 틀에 끼워 고정되며, 창에 설치하면 유리 부분은 빛을 투과하고 금속 틀 부분은 검게 나타나는 특성을 활용해 이미지를 완성한다. 절두산순교성지 성당 하부창에 설치되어 있는 유리화 〈순교자〉는 이러한 기법을 활용하여 순교자들의 고난과 희생을 표현한 작품이다.

  • <순교> 이남규 루카, 1980

    성당 뒷면 창에 설치되어 있는 유리화(스테인드글라스)이다. 노란줄은 수많은 순교자가 묶였던 오랏줄, 한 가운데는 순교자들을 고문하였던 신장과 큰 칼, 윗쪽에는 족쇄, 아래쪽에는 목을 친 칼이 옆으로 누워 있다. 왼쪽의 푸른 종려나무는 순교자의 승리를 상징하며, 그 옆에는 흘린 핏방울들이 있으며, 별처럼 반작이는 작은 점들은 절두산에서 순교한 수많은 순교자들을 상징하였다.

  • <안수 성모상> 이남규 루카, 조영동 루도비코

    흰 석재로 조각된 이 성모상은 성당 제대 오른쪽에 모셔져 있다. 성모는 전통 한복을 입고 있으며, 엄숙한 표정 속에서도 둥그스름한 얼굴과 부드러운 뺨의 표현이 친밀감을 자아낸다. 이러한 모습은 순례자들에게 성모님을 한층 친숙하게 느끼도록 한다. 성모는 두 손을 가슴 높이에서 손바닥이 보이도록 펼치고 있는데, 이 자세는 머리 위에 손을 얹어 축복하고 치유하는 안수를 연상시킨다. 후광 및 배경은 정미연 작가가 후에 제작하였다.